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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 26.06.07) 고미술 콘텐츠 대중 속으로...다보성갤러리, ‘유튜브 숏폼’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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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6-06-0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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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은 물론 40~50대 고미술 애호가들 뜨겁게 호응...고미술 시장 대중화 박차


허주(虛舟) 이징(1581~?)은 산수, 인물, 영모(翎毛), 초충(草蟲) 그림에 뛰어났던 조선 중기 화가다. 세상을 떠난 뒤에는 ‘본국제일수’로 평가받았다. 1645년 소현세자를 따라 중국에 건너간 그는 화가 맹영광(孟永光)에게 지도를 받고 조선에서 보기 드물게 채색화로 명성을 얻었다. 금가루를 활용한 작품 ‘금니산수도(金泥山水圖)’는 섬세하고 우아한 필치와 단아한 구성이 일품이다.

허주의 ‘금니산수도’를 비롯해 조선시대 ‘호작도’, 선조들의 손때가 묻은 공예품 반닫이 등 문화·예술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들이 유튜브 숏폼 콘텐츠(Shorts)의 콘텐츠로 재탄생해 고미술 애호가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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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이  유튜브 숏폼 콘텐츠(Shorts)으로 제작한 조선시대 화가 허주(虛舟) 이징의 작품' 니금산수도'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다보성갤러리 제공


다보성 갤러리(회장 김종춘)는 최근 전문적인 영역이나 학술적 연구의 대상으로 여겨지며 대중에게 다소 거리감이 있던 고미술을 짧고 직관적인 영상 콘텐츠로 재구성,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화에 나섰다.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선조들의 지혜를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침체해 있는 고미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튜브에 문화재 숏폼 콘텐츠 작업을 국내 처음 시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다보성 갤러리는 중국 주요 가마에서 제작된 도자기부터 조선시대 도자, 목기,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을 쇼츠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다. 단순한 유물 소개를 넘어 제작 기법과 시대적 배경, 조형적 특징 등을 짧은 영상에 담아 전달하는 영상 콘텐츠여서 더욱 주목된다.

숏폼 콘텐츠는 15초~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한 영상을 말한다. 대부분 1분 이내의 짧은 편집이 주류를 이룬다. TV보다 모바일 기기가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후반~ 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유행이 시작됐다. 숏폼 콘텐츠의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틱톡, 유튜브 쇼트,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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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성갤러리가 영상으로 제작한 중국 문화재 몰아보기.                                     사진=다보성갤러리 제공  


▲고미술 숏폼 콘텐츠의 진화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미술 숏폼 콘텐츠의 표현 방식 역시 진화하고 있다. 다보성의 ‘호작도(虎鵲圖)’ 숏폼 콘텐츠에서는 유물 속 인물과 동물이 움직이는 듯한 연출을 적용해 정적인 유물에 생동감을 더했다. 전통 유물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작품을 보다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시도여서 더욱 주목된다.

김 회장은 “고미술 숏폼 콘텐츠를 개설했더니 젊은 층은 물론 40~50대 고미술애호가들이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며 “최근 한달새 클릭한 회원만 수천명이 달한다. 앞으로 이들이 한국 고미술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미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려면 누구나 쉽게 자기 그림을 팔고, 고객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그가 세운 기준은 세 가지. 어떤 형태든 애호가에게 소장 가치를 줘야 하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야 하며, 모든 사람에게 전통문화의 의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중에게 소개되지 않았던 소장 유물을 포함한 다채로운 컬렉션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유물의 핵심적인 볼거리와 이야기를 짧은 영상에 담아 보다 많은 이들이 고미술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또한 전통 문화유산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고미술의 가치와 매력을 일상 속 콘텐츠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다보성갤러리는 특히 중국의 다양한 유물을 주제로 한 숏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홈페이지 방문객만 500만영...온라인 경매도 활기

다보성은 국제 무대에서 중국문화재 ‘보물창고’로 알려지면서 미국 중국 유럽 등에 거주하는 애호가들의 홈페이지 접속도 늘고 있다. 지난 3년간 500만명이 접속해 중국유물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다보성갤러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보성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유물만 해도 신석기 문명인 '홍산(紅山)문화' 시대의 토기로부터 당나라 때의 채회도용(彩繪陶俑), 송나라 때의 정요(定窯)백자, 명나라 백자 '대명만력년제 관청화인문사뉴개관', 원나라 도자기 '청화귀곡자하산문지통', 청나라 때 채색자기 '건륭년제 관법랑채화조문봉퇴병' 등 보불급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다보성에는 현재 중국 관련 유물과 문화재 5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김종춘 회장이 중국 고미술품의 가치를 인지하고, 40년 전부터 애써 수집한 결과물이다. 김 회장은 △신석기-한대 명기 △삼국-당대 문화유산 △송대 다기 종합 △원(元)대와 명(明)대 문화 △북송 정요 △청대 도자기 등을 두루 유통시키는 중국문화재 시장의 ‘큰 손’이 됐다.

다보성갤러리는 또 중국미술품에 대한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중저가 작품 위주의 온라인경매도 실시하고 있다. 작년말 9번째 온라인 경매를 성황리에 마친 다보성갤러리의 지난해  평균 낙찰율은 50~60% 수준. 명영락 유리홍 서과문 개관, 명선덕 오채 용문 매병, 장태정 죽림칠현 먹, 청 박고도 비연호 등 희귀한 작품들에 열띤 응찰이 이어졌다.

김종춘 회 장은 “다양한 유물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공개를 해서 검증도 받고, 평가도 받기 위해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말에 20~30점의 진귀한 유물들을 엄선해서 오프라인 경매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고미술의 세계는 넓고도 깊은 감동의 도가니”라고 잘라 말했다. 평생 문화재사업에 종사한 그는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직을 21년간 맡으며 골동품 시장을 이끌어 왔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중국 개혁 개방기에 대거 유입된 질 좋은 출토유물들이 무조건적으로 가짜로 폄하되어 다시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이 같은 중국 문화재들이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고가에 낙찰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문화야말로 국경을 초월해 한국은 물론 중국 · 유럽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가 수많은 소장품을 연대기별로 정리한 도록을 만들어 전 세계 시장에 알려 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당연했다. 박물관 큐레이터, 스페셜리스트, 시장 전문가, 학계인사들을 두루 만나 직접 들은 이야기들을 일일이 메모했고, 중국 유물을 연구한 고서 50편 이상을 독파하며 혜안을 넓혀갔다.

지난 40년간 현장을 발로 뛰며 중국 유물을 연구한 그는 지난해 ‘중국 문화 유산’이란 제목으로 도록 제작에 착수했고, 작년까지 20여 권을 완성했다. 김 회장이 지난 8년간의 땀방울로 이루어낸 중국 문화재 역사의 빛나는 흔적인 셈이다. 고미술시장에서는 큐레이터나 학자 입장에서의 조명이 아닌, 딜러의 관점에서 접근한 점에 대해서 고무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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